메모노트 66

<가르친다는 것>(윌리엄 에어스)의 서문 중

우리는 다른 기준을 세워야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다차원적인 인간이며, 심장과 정신, 영혼을 지닌 사람이고, 생산적 성장과 학습이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필요한 희망, 꿈, 갈망, 능력을 지닌 존재라는 것. 이것이 교직의 지적, 윤리적 핵심이고 이런 위기의 시기에 규합하고 확장해야 할 기준이다. 여러분이 나아가는 길에 세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회의하라. 여러분은 틀림없이 이 일을 하는 동안 적어도 한두 가지 개혁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온 힘을 다해 참여하되 질문하고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보기를 포기하지 마라. 둘째로, 위대한 교사가 되라. 이건 여러분 손에 달려 있고, 여러분이 마주할 과제이고, 여러분의 목표다.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간에 아이들, 부모들, 공동체, 그리고 여러..

메모노트 2012.10.12

freedom of speech over 'Dole'

(프레드릭 게르텐 감독, 스웨덴, 2012) 바나나로도 유명한 다국적 기업, 글로벌 기업인 'Dole'사의 추악한 이면을 들쳐낸 다큐멘터리 '바나나 소송사건(Bananas)' 상영을 저지하려는 'Dole'사와 이에 끝까지 맞선 감독 프레드릭 게르텐(스웨덴). 'Dole'사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과정과 결국 'We have won.'의 글귀로 승리를 얻어내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 니카라과 농부들이 금지된 살충제를 사용한 'Dole'을 상대로 소송을 벌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바나나 소송사건'을 한 영화제에서 끌어내는 것부터 시작하여 'Dole'은 감독과 영화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엄청한 위협과 압박을 가한다. 영화조차 보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가 허위사실을 유포한다고 언론을 몰아가고 ..

메모노트 2012.08.23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깊은 바닷속에 살았던 조제. 거기는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그래서 처음부터 혼자여서 굳이 외롭다고 말할 것도 없는 곳. 다시 조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이젠 전동휠체어를 타고 세상밖으로 나온다. 마지막 장면. 부엌에서 의자 위에 올라가 앉아 혼자서 연어를 굽는 조제. 조금은 성숙해지고 조용해지고 외로워보이는 듯한 표정으로... 그리고는 조제는 식사를 하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 의자에서 떨어지듯 내려온다. 언제나 그렇듯, 조제는 사랑도 하고 바다도 보았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상관이 없다. 그러니 깊고 어두운 바닷속 같은 집으로 돌아와도 굳이 슬퍼하지 않는다. 그냥 부엌 의자에서 툭하니 떨어지듯 내려왔듯이, 다시 혼자 남겨진 조제는 툭하니 떨어지듯 의자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이러한 엔딩 장면을 바라보는..

메모노트 2012.04.21

파노플리 효과 effet de panoplie

:: 파노플리 효과 파노플리란 '집합(set)'이라는 뜻으로, 판지에 붙어 있는 경찰관 놀이 장난감 세트처럼 '동일한 맥락의 의미를 가진 상품의 집단'을 말한다. 어린아이가 경찰관 놀이 세트를 사용하면 마치 경찰관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파노플리를 이루는 상품을 소비하면 그것을 소비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집단에 소속한다는 환상을 주는데, 이를 파노플리 효과라고 한다. ([크로스], 정재승&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2009) :: [크로스]에서 진중권은 스타벅스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용어를 빌려 설명하고 있다. 즉 스타벅스라는 상품을 통해 특정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을 과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

메모노트 2012.01.30

[경제성장이 안 되면~] 제3장 자연이 남아있다면 더 발전할 수 있는가(1)

제3장 자연이 남아있다면 더 발전할 수 있는가(1) 어제(11월22일)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강행처리되었습니다. KBS에서는 한미 FTA의 득과 실을 살펴본다면서, 우리 국내 총생산 GDP가 5.6% 늘어나고 서비스 중심의 일자리는 35만개가 창출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향후 15년까지 내다보면서 연평균 1억 4천만 달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세계 무역수지 27억 7천만 달러의 흑자를 강조했습니다.실을 따질 때에는 연간 8천 억 원(달러 아님!) 정도의 농업분야 생산 감소, 제약업종과 국내 축산농가의 타격을 이야기하면서 정부의 피해 보전 대책 고심의 노력을 덧붙였습니다. 득과 실의 비교가 결국 수치상의 절대치 비교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결국 실을 감안하더라도 득이 훨씬 많이 남으니 경..

메모노트 2011.11.23

박경철, [자기혁명]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기로 했다. 머리 속이 뒤죽박죽될 가능성이 있고, 평소의 책읽기 방식이 아니니 진도가 늦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잘 된다면, 엮어읽기도 가능할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박경철, '자기혁명', 리더스북, 2011 2011.11.17 [방황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고민과 방황은 마치 숨 쉬고 밥 먹는 것처럼 우리와 함께 한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방황하며 노력하는 것, 주저앉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대신 노력하지 않는 방황이나 방종, 즉 욕망의 좌충우돌은 생에 대한 모독이다. (20쪽) 방황하는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은 정작 방황하고 있을 때, 자신의 방황이 값진 ..

메모노트 2011.11.22

[경제성장이 안 되면~] 제2장 '비상식적'인 헌법 (2)

앞에서 우리는 일본 헌법 제9조가 자위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방기한다는 의미를 지니며, 교전권과 자위권은 다르지 않기에 일본은 자위권을 주장할 수 없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헌법 제9조의 수정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국가는 교전권을 포기할 수 없으며 그것이 '현실주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안 된다고 하는데, 그들은 헌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꼴이죠. 그렇다면 일본 헌법 제9조는 과연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일까요? 자위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영원히 포기하는 것이 정말 '비현실적'인가요? 얼핏보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위험을 감안한다면 국가가 전쟁 상황이 벌어질 때 자위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메모노트 2011.11.21

[경제성장이 안 되면~] 제2장 '비상식적'인 헌법 (1)

더글러스 러미스는 일본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다 현재 오키나와에 거주하면서 집필과 강연을 중심으로 사회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말투를 바꿔볼까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 2장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일본 헌법 제9조와 교전권의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일본의 강경파들은 일본의 자위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자위권은 '그들'의 말처럼 정당하거나 '현실적'인 것일까요? 일단 일본 헌법 제9조를 살펴보면, 평화를 사랑하는 각국 국민들의 공정함과 신의에 대한 신뢰에 기초하여, 우리들의 안전과 생존을 보지(保持)하려고 결의하였다.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여, 국권의 발동에 따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하(威嚇)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

메모노트 2011.11.16

[경제성장이 안되면~] '타이타닉 현실주의'

제1장 타이타닉 현실주의. 1장부터 읽는데, 윤독의 속도가 안 난다. 아직은 어색한 탓... 그래도 이 책 정말 곱씹는 재미가 있다. 제1장 타이타닉 현실주의를 읽는다. 1999년 9월 22일자 영자신문 '저팬타임스'의 4페이지에 유엔환경계획의 '지구환경전망 2000'이란 보고서가 언급되었다. 850명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2년 반에 걸쳐 만들었다. .... 선진공업국들의 자원 소비를 90% 감소시킬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90%를 줄여야 한다는 뜻)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큰 생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다음 페이지인 5페이지의 경제면 기사. 일본경제는 불경기로부터 조금 부활하기 시작하였다... 99년 8월의 기업체의 전력 소비량이 98년보다 2.6% 많아졌다. (13쪽) 만일 당신이..

메모노트 2011.11.15

더글러스 러미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머리말 소개

선생님들과 함께 책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윤독을 하면서 녹음을 하고, 녹음한 것을 팟캐스트에 올린다. (블로그 : 이화외고 책책책 ) 나름 야침찬 계획이고 모임이다. 이 모임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샘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첫번째로 선택한 책은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김종철 외 역, 녹색평론사, 2002)이다. 준섭샘과 예전에 한 번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마냥 좋은 책이다. 윤독을 녹음하다보니 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좀더 하다보면 익숙해질 거다. 그래도 윤독과 녹음을 병행하다보니 생각보다 어렵다. 책의 내용이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나름 정리하는 셈치고 글을 써 본다. 이후에 이런 식의 발제..

메모노트 201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