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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성실성과 돌층계

수필 (유경환)를 읽고 메모. 우리는 인생을 너무 쉽게 살려고만 허둥거리며 살아 왔다. 차근히 한 층, 한 층 밟아야만 할 과정을 다 밟고 올라가는 성실한 사람을 오히려 어리석게 여기는 눈길로 바라보거나, 또는 약삭빠르게 잔재주로 앞지르려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눈길로 바라보았었다. 얼마나 높게 오르느냐 하는 것만을 고개 들어 쳐다보았기에 쉽게 오르려 했었다. 남보다는 조금 더 많이 오르려는 욕심 때문에, 남을 제치거나 딛고 올라서려 했었다. 끝이 있는 삶의 계단에 얼마나 높게,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 하는 것이 별로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이제야 힘이 드는 나이에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립 중앙 박물관의 높은 돌계단이 보이지 않는 손짓으로 내 삶의 성실성을 시험해 보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메모노트 2023.11.27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

책갈피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 책갈피 진중하게 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다 ‘이런 건 싫다!’라는 위화감이나 ‘이러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갖고 구체적으로 ‘이래 보면 어떨까?’라고 질문하는 것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혁신을 일으키는 사람은 무엇보다 ‘정답을 모른다’는 이유로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을 해결되지 않은 채 내버려두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답일지라도 자신이 구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 행동하고 일을 진행시킨다. 이것이 핵심이 되는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32)- , 모기겐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좋은 질문이란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시작하거나 행동하거나 혹은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애매모호한 것을 자신이 행동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로 다시 쓸 수 있어야 ..

메모노트 2023.05.13

책상 정리

(탁진현, 홍익출판사, 2017) 가장 단순한 것의 힘 10년간의 기자생활을 뒤로하고 미니멀리스트로 거듭난 저자가 단순하게 일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물건으로 가득한 방, 잡일에 치이는 사무실, 걱정으로 시끄러운 마음은 모두 일 www.aladin.co.kr '빈 책상이 부른 기적' 일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는 책상을 마주하면 매일이 새로 시작되는 날처럼 느껴진다. 하루 새 해이해진 의지를 아침에 다잡고 일을 착수할 수 있다. 나의 머릿속과 책상은 매일 포맷된 상태다. (80쪽) 깔끔하게 정리된 책상을 마주하면 뭐라도 시작할 기분이 든다. 그게 매일 하는 일이라도 산뜻한 기분을 주는 건 사실이다. 아예 비어있다시피한 책상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최소한..

단상노트 2023.05.11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하루

흉추 압박골절로 집에서 쉬고 있다. 앉거나 서 있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러니 주로 누워 있어야 한다.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날이 늘어간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하루를 보낸 적이 언제였나 싶다. 쉬는 것도 해본 사람이 잘 하는 건가. 이런 상황에서도 뭘 할지를 고민하고 계획하고 있는 나도 참 웃프다. 일단 메모하고 기록하고 글쓰는 일을 일상으로 삼기로 했다. 잘 쓸 자신도 없고 특별한 소재도 없지만 그냥 쓰기로 했다. 내 삶에 좀 집중하거나 심플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서. 오늘은 책상도 정리했다. 되도록 비우기로 했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다. 채우고 쌓는 일에 익숙한 삶이어서 그런가 비우고 덜어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이것도 노력해야 하는 일이구나 싶다. 책상을 정리하면서 방안에 쌓인 책들을 하..

단상노트 2023.05.10

<여전히 서툰 어른입니다>(사이토 다카시)

여전히 서툰 어른입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등의 베스트셀러로 한국과 일본의 300만 독자를 사로잡은 괴짜 교수 사이토 다카시는 이 책에서 ‘어 www.aladin.co.kr 제목에서 끌린 책이다. 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처럼 보였다. '저는 여전히 서툰 어른입니다.' '여보, 나도 여전히 서툰 어른일 뿐이야.' '아빠도 여전히 서툰 어른일 뿐이야.' '샘도 여전히 서툰 어른일 뿐이야' 이렇게 고백하고도, 인정받고도 싶을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떤 상황에 성숙하게 대처하지 못할 때에, 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질 때에, 좀더 잘 살아가야지 싶을 때에 그렇다. 이 책에서 혹시 해답이라도 얻을 수 있으려나 싶었다. 역시 기대가 크면 ..

메모노트 2022.02.09

<떨림과 울림>(김상욱), 과학책 읽기 /마구독서

떨림과 울림 (한정판 리커버) ‘물리’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우리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까지 새로운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www.aladin.co.kr 과학이 주는 그 너머의 울림 :: 책 , 김상욱, 동아시아(2018) 새롬도서관에서 어제 빌린 책이다. 도서관 서가에서 저자 '김상욱'이란 이름에 끌렸고, 과학에 문외한인 내가 과학 좀 알아야겠다 싶어 끌렸다. 이럴 땐 책의 목차, 머리말, 한 챕터 정도를 읽으면 된다. 읽고 난 뒤 좀더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빌리면 된다. "이 책은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인문학의 느낌으로 물리를 이야기해보려고 했다." (7쪽, 프롤로그 중) 물리학을 인문학의 느낌으로 이야기하려..

메모노트 2022.02.01

책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고바야시 미키, 박재영 옮김, 북폴리오, 2017 도서관 책꽂이에서 이 책을 본 것은 몇 해 전이다. 내 눈을 믿지 못해 꺼내들기는 했지만, 목차를 읽고 중간중간 몇 장을 읽으면서 결국 다시 꽂아넣었다. 생각보다 별로라기보다는 겁이 나서였다. 일본에서 출간된 터라 제목이나 표현에서 지나친 감이 있지만, 나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 꽤나 있어 보여서였다. 그러니깐 내가 이 책 속의 '남편'에 해당되는 건 아닐까 무서워서 그랬다. 그러면서 이런 책이 왜 도서관에, 그것도 어린이도서관 성인코너에 버젓이 꽂혀 있는 거야 라고 생각도 했다. 그러고 한참 뒤에 이 책을 빌려보게 되었다. 물론 그때도 끝까지는 못 읽었다. 중간정도까지 읽었었나. 나는 책을 온갖 곳에서 들고 다니며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도저히 꺼내들기..

메모노트 2021.12.12

<논쟁수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마구독서

논쟁 수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2018 DKG 교육저술상 수상, 2017 미국교육협회(AESA) 비평가 선정작. 배려와 돌봄에 주목한 대표적인 여성주의 학자이자 존 듀이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인 교육철학자로 알려진 넬 나딩스와 그녀의 딸 www.aladin.co.kr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거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지식, 가치, 현실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것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비판적 사고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교육의 목적이 '인간다운 삶'이라면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분명 비판적 사고력이다. 학교가 필요한 이유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과 경험을 기르고 스스..

메모노트 2021.12.06

늑대는 양을 잡아먹었을까

늑대는 양을 잡아먹었을까? Ein Schaf fuers Leben/Schaap met Laarsjes(2002) 글ㅣ마리트겐 마터/ 그림ㅣ앙케 파우스트 / 유혜자 옮김, 꿈터, 2005 늑대와 양의 이야기인데요, 등장인물에서부터 먹고 먹히는 관계가 깔려있죠. 양을 잡아먹으려는 늑대와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양이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추억'을 공유하는 관계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늑대가 자신의 먹이라고만 생각했던 양을 추억과 우정을 나누는 존재로 여기게 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늑대는 양을 잡아먹기 위해 이런저런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거죠. 하지만 그것이 결국 둘이서 추억을 쌓는 여행을 하게 만들죠.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추억'이 됩니다. ..

메모노트 2021.12.05

붉은 깃발법

1865년 영국은 당시 새로 발명된 증기자동차가 마차 끄는 말을 놀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붉은 깃발법 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을 시행했다. 이 법에 따라 자동차는 당시 시속 3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수 있었지만 시속 6.4킬로미터로(시내에서는 시속 3.2킬로미터), 그것도 붉은 깃발을 흔들며 마차 뒤에서 달려야만 했다. 증기자동차 운행으로 손님을 빼앗긴 마차 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법은 1896년에야 폐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사용화했음에도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외국보다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134쪽) '붉은 깃발법'은 시대착오적인 규제의 사례이자 상징적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

메모노트 2021.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