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깊은 바닷속에 살았던 조제. 거기는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그래서 처음부터 혼자여서 굳이 외롭다고 말할 것도 없는 곳. 다시 조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이젠 전동휠체어를 타고 세상밖으로 나온다. 마지막 장면. 부엌에서 의자 위에 올라가 앉아 혼자서 연어를 굽는 조제. 조금은 성숙해지고 조용해지고 외로워보이는 듯한 표정으로... 그리고는 조제는 식사를 하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 의자에서 떨어지듯 내려온다. 언제나 그렇듯, 조제는 사랑도 하고 바다도 보았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상관이 없다. 그러니 깊고 어두운 바닷속 같은 집으로 돌아와도 굳이 슬퍼하지 않는다. 그냥 부엌 의자에서 툭하니 떨어지듯 내려왔듯이, 다시 혼자 남겨진 조제는 툭하니 떨어지듯 의자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이러한 엔딩 장면을 바라보는..

메모노트 2012.04.21

'어른들의 세상'은 달라져야 한다. - 영화 '도가니'를 보고

어제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잠이 들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무거운' 피로를 견딜 수가 없었다. 내년 2월에 태어날 둘째를 검진받고 첫째 아이는 처형댁에 맡기고 아내와 함께 영화 '도가니'를 보았다. 먹먹한 가슴과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눈물을 영화보는 내내 견디기 힘들었다. '무거운 피로'는 벗어야 할 것도, 쉽게 벗을 수도 없는 것 같다. 영화 '도가니'는 광주의 청각장애학교인 인화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진 청각장애 아동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를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보고 나서도, 지금까지도 가슴이 먹먹하다. 이 사건과 관련된 기사 글들을 살펴보면서도 가슴 속은 뜨겁고 눈물은 계속 난다. 슬퍼서가 아니라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

메모노트 201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