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5

10월~11월 독서, 2013

인디고 연구소, 지젝은 동유럽의 기적으로 불리는 급진주의적 철학자로, 그의 책은 난해하고 당혹스럽기까지 하다고 평이 나 있다. 그러한 평가 자체가 그의 책을 사서 읽기 어렵게 만들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인터뷰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의 사상 자체에 대한 각론 수준의 내용이라 생각보다 읽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어 개인적으로는 반가운 책이다. 왠지 다가갈 수 없는 사람에게 다가간 느낌. 책의 내용은 공동선에 대한 추구와 희망에 대한 그의 생각을 어렵지 않은 표현들을 통해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생각의 틀이 조금씩 비틀려 열리는 느낌을 주어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다. 아이들하고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지젝, 오래 전에 사 두었지만 책꽂이에서 책 제목만 수십 번 바라봤던 책..

메모노트 2013.11.26

'게으름에 대한 찬양'(버트런드 러셀)

'게으름'을 화두로 책을 읽고 있다. 팟캐스트 BUNKER 1 특강 중 강신주의 '일'을 듣다 언급된 책이어서 읽게 되었고. 먼저 첫 번째 책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버트런드 러셀, 송은경 역, 사회평론, 1997). '게으름' 자체를 예찬한다기보다는 '노동'(이 책에서는 '근로'라고 번역했는데 별로...)의 미덕을 비판하고 '여가'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다. 그러니깐 버트런드 러셀이 말하는 '게으름'은 곧 노동의 미덕에 사로잡히지 않고 하루 4시간 정도의 노동을 하면서 얻게 되는 '여가'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노동'을 미덕으로 삼고 '게으름'을 비난하는 태도를 뒤집는 게 이 책의 내용인듯 싶다. 이 책은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란 글이다. 23페이..

메모노트 2013.09.23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사르트르)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사르트르)를 읽다.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저자장 폴 사르트르 지음출판사이학사 | 2008-01-31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1945년 당시의 시대적 화두, 휴머니즘이제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는 사르트르가 1945년 10월 29일 파리에서 실존주의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한 강연을 기록한 책이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의 본령을 담은 책이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나와 같이 실존주의 철학에 무지하거나 그 말이 주는 뜬구름식의 느낌만을 가진 사람에게는 실존주의를 그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주체성'과 '자유'를 강조한다는 점, '기투'와 '선택' 속에서 '책임'을 이야기했다라는 점은 인상 깊다. 실존은 ..

메모노트 2013.04.22

03. 비전은 가르칠 수 있다.

비전은 가르칠 수 있다. -월터 카우프만의 (동녘, 2011)를 읽고.(3) 책의 후반부에서 '비전은 가르칠 수 있다'라는 다소 짧은 글은 이 책을 마무리하는 글로 충분할 만큼 의미심장하다. 인문학은 인간적인 태도와 인류라는 두 가지 점에서 인간에게 진정으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은 반드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물론 그렇게 되더라도 인류가 반드시 끝까지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만일 인문학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며, 인류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322쪽) 대학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집안의 부유함을 바탕으로 하던 '찻잔의 시대'에는 교양인이 되는 일은 남보다 우월한 사람이 되는 일과 같았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대학교육의 혜택이 보편화되기 시작하였고 러시아의 스푸트..

메모노트 2013.02.01

02. 고전(the classic)에 대한 독서법

고전(the classic)에 대한 독서법- 월터 카우프만의 (동녘, 2011)를 읽고.(2) 고전이란 '한 번 이상 읽을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저서나 시'를 의미한다. (115쪽) 1. 성서 해석적 독서 '우리는 모르지만 그는 알고 있다.'는 식의 독서. 읽고 있는 텍스트에 권위를 부여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부여한다. 하지만 성서 해석적 독서는 '자기-기만'에 빠질 수 있다. 성서 해석적 독서가는 자신이 텍스트에 권위를 부여한 후에,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읽어내고 다시 이 생각에 권위를 부여한다는 것을 거의 깨닫지 못한다. (123쪽) 저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만을 문제 삼고, 저자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126쪽) 지극히 자의적...... 동일..

메모노트 201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