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6

거긴 언제 올라갔어? 20140216

거긴 언제 올라간거야?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기도 하고, 뭐든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도화지 같기도 하다. 그리고 높은 곳에 오르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보다 높은 곳에 오르면 기분이 어떨까 뭐가 보일까 하는 호기심에 몸을 맡기는 녀석들이다. 그래서 진서가 거기에 올라 있을 때, '거긴 왜 올라간거야?'라고 말하지 않고 '거긴 언제 올라간거야?'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사진첩 2014.02.16

골목길 20140119

골목길이 좋을 때가 있다. 어릴 적에는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좋았고 좁다란 골목길을 지날 때 나는 묵은내가 좋았다. 그러다가 어느새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부터 골목길에 어린 추억이나 기억은 새로 생겨나지 않았다. 어쩌면 내 어린시절마저 떠올리게 하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도, 소리도 들리지 않고나서 그런지 모른다. 밤에 잠을 잘 안 자는 편이라, 늦은 밤이나 새벽에 가끔씩 밖에 나가본다. 때로는 골목 어귀에 서 있어 고요하고 아늑하기까지 한 골목길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간혹 지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나를 경계하며 지나간다. 옆집이며 저 편의 집이며 누가 살고 있고 누구 엄마이며 누구 형, 동생, 누나인지도 훤히 잘 알던 때는 이미 지났고, 그저 으슥한 골목에 서 있는 낯선 남자가 자기 집 ..

사진첩 2014.01.20

이놈들, 딱 걸렸어. /20140117

아이들이 오줌은 눈다. 이놈들, 딱 걸렸어! 왜 거기다 오줌을 누냐고 묻자, 땅이 너무 말라 보여서 그랬다느니, 나무에 물을 줘야 한다느니 나름대로 이유를 댄다. 사실 어린시절 친구들과 한참을 놀다 오줌이 마려우면, 남자라는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 벽이나 나무에다 오줌을 누기도 했다. 한 녀석이 오줌을 갈긴다 싶으면 다른 녀석들도 합세한다. 그리면 누가 벽에다 높이 또는 옆으로 넓게 싸나 시합이라도 하기 시작한다. 서로 큭큭대며 시작한 시합은 너무도 짧게 끝나고 누가 이겼다라고 할 것 없이 오줌발이 줄어들면 바지도 대강 올린 채 다시 놀이에 빠진다. 요즘 아이들이 노는 풍경은 우리 때와 다르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찾기가 쉽지 않고, 저녁 때가 되면 엄마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면서 밥 먹으라고 고..

사진첩 20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