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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인'(프랑수아 플라스)

어린이도서관에서 빌린 책 (프랑수아 플라스, 윤정임 옮김, 디자인하우스, 2002)을 읽었다. 저자는 12~13세 청소년을 위해 이 책을 썼으나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 꽤나 묵직한 주제와 말투로 쓰인 책이라 저학년 어린이보다는 고학년 어린이가 읽기에 적합하다. 그리고 나처럼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책이 남기는 생각과 감정의 여운을 좋아한다면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싶다. 우연하게 얻은 거인의 이(치아)가 계기가 되어 주인공은 거인족의 나라를 찾아나선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겨우 도달한 거인족의 나라에서 그는 거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한동안 아홉 명의 거인들과 함께 살아간다. 거인들의 몸에 새겨진 문신들은 ..

메모노트 2021.11.19

니트족(NEET)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2019년 5월) 결과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 시험 준비자는 모두 71만 4,000명(15.3퍼센트)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09년 이후 2018년까지 매년 30만 명 안팎인 "그냥 쉬었다"는 청년을 포함해 100만 명 이상이 이력서의 '빈칸' 속에 갇혀 있다. 이른바 청년 니트(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의 약어로,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를 일컫는다)족에 해당된다. 더구나 코로나19 창궐 초기인 2020년 2월에는 청년층 중 "그냥 쉬었다"고 답한 인구가 43만 8,000명으로 치솟았다. (61) - 책 《EBS 지식채널 X 밀레니얼경제》(EBS BOOKS) 중에서 청..

메모노트 2021.11.17

유효은퇴연령 = 72.3세

우리나라 남성의 유효은퇴연령은 평균 71.1세로,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72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유효은퇴연령이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가 더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나이로, 실질적인 은퇴 시점을 뜻한다.(61) -책 (EBS BOOKS) 구글 검색을 해보니, 위 자료는 2014년 조사 수치인 것 같다. 그래서 직접 찾아봤다. OECD Statistics (https://stats.oecd.org) 유효은퇴연령은 'Effective retirement age'로 검색. 2019년도 보고서 자료가 가장 최근인 듯. Pensions at a Glance: Pensions at a Glance 2019 2018년의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작성된 듯한 엑셀표가 나온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대강 눈..

메모노트 2021.11.16

지금 여기가 맨 앞(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 -이문재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 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 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 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 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도 사랑도 역사 시대 문명 진화 지구 우주도 지금 여기가 맨 앞이다. 지금 여기 내가 정면이다.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 정말 '끝'이라 생각한 일은 많지 않다. 절망이나 아픔의 상처가 깊지 않은 인생이라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잘한 실패들은 일상에서 늘 겪는다. 그리고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금세 잊고 산다. 때로는 하루살이 같다는 느낌마저 들 때도 있다. 수업준비를 할..

메모노트 2021.10.28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안광복) /마구독서

불편한 질문, 좋은 삶의 고민 독서도, 생각도 마구잡이식이라 일단 기록부터 해둔다.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철학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30만 명이 넘는 독자들을 철학의 세계로 이끈 저자 안광복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낯설고도 도발적인 22개의 물음을 던진다. www.aladin.co.kr 행복의 만족도는 연소득 1억 8천 만원까지만 -이스털린의 역설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진 것이 많아져도 더 이상 행복도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연평균 소득 1억 8000만 원이 넘었을 때부터 그렇다고 한다. 사회복지가 더 잘 갖추어진 사회에서는 연봉 6000만 원 정도가 되면 돈이 더 이상 행복감을 늘려주지 못한다는 연구 ..

메모노트 2021.10.03

피젯 큐브를 사도 되겠다.

소위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피젯 큐브가 있다. '피젯 fidget'은 '꼼지락거리다'라는 뜻. 이걸 만지작거리거나 돌리는 행위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손이 심심해서 하는 것뿐이다. 볼펜을 손으로 돌리는 것 같은 행위라고나 할까. 누구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굳이 돈 주고 사서, 아무 의미도 없이 만지작거리고 돌리고 하는 이유가 뭐야? 그냥 볼펜이나 돌리지.' 그냥 심심하니깐. 그냥 재미로. 그냥 하는 거지. 그냥....그냥... 그냥..... 그러다가 그 이유를 찾았다. 이 책을 우연히 읽다가...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홋타 슈고/서사원/2021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현명한 사람일수록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하버드, 옥스퍼드, 워싱턴대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증명한 생각의 스위치를..

단상노트 2021.09.24

지더라도 빛나는 메달을 줍니다

1. 9명의 아이들, 축구대회에 나가다. 11명의 멤버를 채우지 못해 결국 9명의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했다. 뭐 전국대회도, 선수권대회도 아닌 클럽대회 정도인데 아이들도, 부모들도 열기가 대단했다. 하지만 모두 딱히 긴장하는 기색은 없었다. 긴장이라기보다는 설레는 표정들이었다. 초등 2학년들의 시합. 축구선수도 아니고 친구들끼리 축구클럽에서 볼을 찬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코치 선생님도 있고, 축구의 기본기도 배웠으며 포지션 배정도 받았다. 전략도 나름 있다. 코치가 그라운드를 달리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소리치며 요구하는, 그거.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전략이고 뭐고 없다. 볼이 굴러가는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우르르 몰려온다. 나름 자기 포지션을 지키는 아이도 있어서 뛰어가다가도 자기 영역을 넘어..

단상노트 2016.10.18

호모 페이션스로 살아가기

호모 페이션스(Homo Patience, 고민하는 인간)로 살아가기 아이들 상담을 하다보면 고민의 구체적인 내용이야 다들 다르지만, 이것만큼은 같다. '고민을 한다'라는 사실과 '답이 없다'는 답답함. 시험은 당장 다음 주에 있는데 잘 볼 것 같지 않은 불안감. 열심히는 하는데 소기의 성과는 안 나오는 허탈감. 도대체 내 공부 방법에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답답함. 만약 앞으로 잘 하지 못하면 내가 목표로 한 대학은 물 건너갈 거라는 두려움. 그러면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 진로나 이루고 싶은 꿈을 정하지 못한 데에서 오는 불안감. 그런데도 열심히만 공부하는 게 맞는지 확신은 못하겠고, 해야할 것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고민을 하더라도 불안감과 답답함은 커져만 간다. 기운이 나질 않..

단상노트 2016.10.07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이타루, 정문주 역, 더숲, 2014) :: 두 번을 읽은 책이다. 첫 번째는 빵집 이야기로 쉽고도 빠르게 읽었고, 두 번째는 부패하는 경제를 위한 빵집 철학으로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다. 읽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쉽지 않은 길이란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생산수단을 공유하기보다는 각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착취의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말은 멋지다. 하지만 학교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나'는 어떤가?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학교에서 이를 가르칠 수는 있겠지만, 내 삶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요즘에 드는 생각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 내 삶을 연결짓는 일이라는 생각. 책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삶을 들여다보고 책대로든 책과 반대든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 그게 책..

메모노트 2016.10.04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

어제 서점에 갔다가 그냥 제목에 끌리고 저자 이름(에리히 프롬)에 끌려 책을 샀다. 대학생 때 선배 하나가 나를 '무기력'이라 불렀다. 말도 별로 없고 목소리도 작고 의욕도 없어 보여 그랬겠지만, 그냥 존재감이 별로 없어서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무기력'한 삶과는 그 의미나 의도가 다르겠지만 그때 생각이 나서 이 단어만 보면 눈길이 간다. 문장이 참 깔끔하다. 무게감 있는 내용을 현학적으로 쓰지 않아서 좋다. 문장이 그렇게 어렵게 쓰인 것도 아니어서 그렇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요즘의 내 교사생활을 돌아보면, '지치지 말자'란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도 일종의 무기력한 삶을 매년 되풀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바쁜 업무와 일정 속에서, 뭐 재밌고 신나는 일은..

메모노트 201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