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노트

피젯 큐브를 사도 되겠다.

onmaroo 2021. 9. 24. 18:20

소위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피젯 큐브가 있다.

'피젯 fidget'은 '꼼지락거리다'라는 뜻. 

이걸 만지작거리거나 돌리는 행위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손이 심심해서 하는 것뿐이다. 볼펜을 손으로 돌리는 것 같은 행위라고나 할까. 

누구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피젯 큐브. 누르고 굴리고 돌리고. 빙글빙글 돌리는 스피너 형태도 있다. 

'굳이 돈 주고 사서, 아무 의미도 없이 만지작거리고 돌리고 하는 이유가 뭐야? 그냥 볼펜이나 돌리지.'

 

그냥 심심하니깐. 그냥 재미로. 그냥 하는 거지. 그냥....그냥... 그냥.....

 

그러다가 그 이유를 찾았다. 

이 책을 우연히 읽다가...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홋타 슈고/서사원/2021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현명한 사람일수록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하버드, 옥스퍼드, 워싱턴대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증명한 생각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읽는 쉽고 간단한 뇌과학 이야기.

www.aladin.co.kr

피젯 큐브를 살 만한 이유로 적합한 책 내용을 인용해본다. 

 

  • 36-38쪽/  디폴드 모드 네트워크 default mode network
 '뇌는 바쁘게 생각할 때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두 배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정신과 의사인 니시다 마사키 연구진은 뇌는 의식적으로 사용할 때보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때 더 활발히 움직인다고 했다.
워싱턴대의 마커스 라이클 연구진도 같은 내용의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실험에서 '행동할 때'와 '멍하니 있을 때' 뇌의 움직임을 비교했는데, 역시 멍하니 있을 때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와 가치 판단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이 같은 기능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한다.
그럼 뇌는 왜 멍하니 있을 때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걸까? 뇌는 생각과 같이 의식적으로 어떤 일을 할 때 그 행동과 관련된 부위가 활성화되고, 그곳으로 에너지가 쏠리게 된다. 뇌 입장에서 보면 에너지가 한 곳에 집중되는 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반면 멍하니 있을 때는 에너지가 뇌 전체로 분산된다. 특정 부위에 집중돼 있던 에너지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 '유기적 연결'이 일어난다. 이 유기적 연결로 인해 이전에는 교류가 없던 것들이 만나게 되고, 순간적으로 새로운 발상이나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는 무조건 쉬어야겠다. 아니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든가. 예를 들면 멍 때리기, 생각없이 걷기, 호두 두 알 손 안에서 굴리기, 피젯 큐브 돌리기 등등...

 그런데 이게 좋은 아이디어를 얻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라면, 일의 굴레에서 못 벗어나는 거 아님?


107쪽/  아무 생각 없는 동작이 집중력을 키운다.

작업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의가 산만해져 다른 데 정신이 팔리게 된다. 이 작용을 뇌의 인지부하이론이라고 한다. 반면 낙서하듯 손을 움직이면 뇌에 자극을 주게 된다. 이 자극이 뇌의 에너지를 분산시켜 오랫동안 집중력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뇌는 무의식 중에 많은 일을 한꺼번에 훌륭히 처리한다. 앞서 설명한 디폴드 모드 네트워크처럼 어네지가 한 곳에 집중돼 있을 때보다 여러 곳으로 분산됐을 때 더 잘 움직인다.
반면 의식 상태에서는 멀티태스크가 약해져 극단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제 피젯큐브를 사도 되겠다.

그리고 그걸 왜 사냐고, 그게 왜 필요하냐고 누군가 물으면 위의 글을 보여줘야겠다. 

그래도 피젯큐브를 일의 집중력이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지는 말아야겠다. 일의 노예가 아니니...

그저 적어도 볼펜 돌리는 것보단 재밌으니깐. 가지고 다닐 수도 있으니깐.

그리고 머리를 식힐 수 있으니깐. 아무 생각이 없어도 되는 순간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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