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37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깊은 바닷속에 살았던 조제. 거기는 어둡고 아무 것도 없는, 그래서 처음부터 혼자여서 굳이 외롭다고 말할 것도 없는 곳. 다시 조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이젠 전동휠체어를 타고 세상밖으로 나온다. 마지막 장면. 부엌에서 의자 위에 올라가 앉아 혼자서 연어를 굽는 조제. 조금은 성숙해지고 조용해지고 외로워보이는 듯한 표정으로... 그리고는 조제는 식사를 하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 의자에서 떨어지듯 내려온다. 언제나 그렇듯, 조제는 사랑도 하고 바다도 보았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상관이 없다. 그러니 깊고 어두운 바닷속 같은 집으로 돌아와도 굳이 슬퍼하지 않는다. 그냥 부엌 의자에서 툭하니 떨어지듯 내려왔듯이, 다시 혼자 남겨진 조제는 툭하니 떨어지듯 의자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이러한 엔딩 장면을 바라보는..

메모노트 2012.04.21

[경제성장이 안 되면~] 제3장 자연이 남아있다면 더 발전할 수 있는가(1)

제3장 자연이 남아있다면 더 발전할 수 있는가(1) 어제(11월22일)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강행처리되었습니다. KBS에서는 한미 FTA의 득과 실을 살펴본다면서, 우리 국내 총생산 GDP가 5.6% 늘어나고 서비스 중심의 일자리는 35만개가 창출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향후 15년까지 내다보면서 연평균 1억 4천만 달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세계 무역수지 27억 7천만 달러의 흑자를 강조했습니다.실을 따질 때에는 연간 8천 억 원(달러 아님!) 정도의 농업분야 생산 감소, 제약업종과 국내 축산농가의 타격을 이야기하면서 정부의 피해 보전 대책 고심의 노력을 덧붙였습니다. 득과 실의 비교가 결국 수치상의 절대치 비교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결국 실을 감안하더라도 득이 훨씬 많이 남으니 경..

메모노트 2011.11.23

[경제성장이 안 되면~] 제2장 '비상식적'인 헌법 (2)

앞에서 우리는 일본 헌법 제9조가 자위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방기한다는 의미를 지니며, 교전권과 자위권은 다르지 않기에 일본은 자위권을 주장할 수 없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헌법 제9조의 수정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국가는 교전권을 포기할 수 없으며 그것이 '현실주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안 된다고 하는데, 그들은 헌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꼴이죠. 그렇다면 일본 헌법 제9조는 과연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일까요? 자위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영원히 포기하는 것이 정말 '비현실적'인가요? 얼핏보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위험을 감안한다면 국가가 전쟁 상황이 벌어질 때 자위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메모노트 2011.11.21

[경제성장이 안 되면~] 제2장 '비상식적'인 헌법 (1)

더글러스 러미스는 일본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다 현재 오키나와에 거주하면서 집필과 강연을 중심으로 사회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말투를 바꿔볼까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 2장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일본 헌법 제9조와 교전권의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일본의 강경파들은 일본의 자위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자위권은 '그들'의 말처럼 정당하거나 '현실적'인 것일까요? 일단 일본 헌법 제9조를 살펴보면, 평화를 사랑하는 각국 국민들의 공정함과 신의에 대한 신뢰에 기초하여, 우리들의 안전과 생존을 보지(保持)하려고 결의하였다.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여, 국권의 발동에 따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하(威嚇)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

메모노트 2011.11.16

[경제성장이 안되면~] '타이타닉 현실주의'

제1장 타이타닉 현실주의. 1장부터 읽는데, 윤독의 속도가 안 난다. 아직은 어색한 탓... 그래도 이 책 정말 곱씹는 재미가 있다. 제1장 타이타닉 현실주의를 읽는다. 1999년 9월 22일자 영자신문 '저팬타임스'의 4페이지에 유엔환경계획의 '지구환경전망 2000'이란 보고서가 언급되었다. 850명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2년 반에 걸쳐 만들었다. .... 선진공업국들의 자원 소비를 90% 감소시킬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90%를 줄여야 한다는 뜻)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큰 생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다음 페이지인 5페이지의 경제면 기사. 일본경제는 불경기로부터 조금 부활하기 시작하였다... 99년 8월의 기업체의 전력 소비량이 98년보다 2.6% 많아졌다. (13쪽) 만일 당신이..

메모노트 2011.11.15

자본주의는 10개월짜리 어린아이와 같다.(박노자 글 첨부)

자본주의가 자신하는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 그것이 자본주의의 자기보존능력을 담보하는 것처럼 말하는 데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세계적인 반대 시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박노자의 글은 읽는 내내 지금의 우리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적확한 시선과 비판이다. 스크랩할 만하다. [한겨레-박노자 글방] "자본주의, 어린이와 같은"

메모노트 2011.10.24

'어른들의 세상'은 달라져야 한다. - 영화 '도가니'를 보고

어제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잠이 들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무거운' 피로를 견딜 수가 없었다. 내년 2월에 태어날 둘째를 검진받고 첫째 아이는 처형댁에 맡기고 아내와 함께 영화 '도가니'를 보았다. 먹먹한 가슴과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눈물을 영화보는 내내 견디기 힘들었다. '무거운 피로'는 벗어야 할 것도, 쉽게 벗을 수도 없는 것 같다. 영화 '도가니'는 광주의 청각장애학교인 인화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진 청각장애 아동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를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보고 나서도, 지금까지도 가슴이 먹먹하다. 이 사건과 관련된 기사 글들을 살펴보면서도 가슴 속은 뜨겁고 눈물은 계속 난다. 슬퍼서가 아니라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

메모노트 201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