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의 장난 -김수영팽이가 돈다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아이가 팽이를 돌린다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손님으로 온 나는 이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또 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도회(都會) 안에서 쫓겨 다니는 듯이 사는나의 일이며어느 소설(小說)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生活)이며모두 다 내던지고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餘裕)가 있고바쁘지도 않으니마치 별세계(別世界)같이 보인다팽이가 돈다팽이가 돈다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