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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색이면 개나리겠지 싶었다
처음엔 붉은 단풍나무에 사로잡혀
사진을 찍었다
봄 사진을 들고 가만히 들여다보며
붉은 건 단풍나무, 분홍빛은 진달래,
노란 건 개나리겠지 싶었다
그런데 ‘개나리가 아닌데, 개나리가 아닌데’
실망하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꽃은 없고
잎사귀가 노랗게 봄을 물들이고 있었다
노란 건 개나리가 아니라…… ?
노란 건 개나리뿐인 내 머리는
두 눈보다 앞서지만
개나리 아닌 걸 개나리로 부를 만큼
아둔하고 성급하다
미안하구나, 네 이름을 꼭 불러주마
그걸 앞에 두고
한없이 작게 옹그리며 앉아
노란 그 무엇에게 약속을 한다
저편 학교 잔디밭
봄 햇살과 술래잡기하는 아이들 보며
나는 ‘너는 누구고, 너는 누구고’
한다
_2013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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