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노트

02. 고전(the classic)에 대한 독서법

onmaroo 2013. 2. 1. 02:43

고전(the classic)에 대한 독서법

- 월터 카우프만의 <인문학의 미래>(동녘, 2011)를 읽고.(2)



고전이란 '한 번 이상 읽을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저서나 시'를 의미한다. (115쪽)


1. 성서 해석적 독서

 '우리는 모르지만 그는 알고 있다.'는 식의 독서. 

 읽고 있는 텍스트에 권위를 부여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부여한다. 

 하지만 성서 해석적 독서는 '자기-기만'에 빠질 수 있다. 


 성서 해석적 독서가는 자신이 텍스트에 권위를 부여한 후에,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읽어내고 다시 이 생각에 권위를 부여한다는 것을 거의 깨닫지 못한다. (123쪽) 

저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만을 문제 삼고, 저자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126쪽)


 지극히 자의적...... 동일한 텍스트를 대단히 다른 방식으로 읽어 나가며 서로의 해석을 전혀 수용하려 들지 않는다. (127쪽)


2. 독단론적 독서

 '우리는 알고 있지만 그는 모른다'는 식의 독서. 

 

3. 불가지론적 독서

 '우리는 알 수 없으니 진실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자.'는 식의 독서.


4. 변증법적 독서 

 (카우프만이 인문학적 독서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는 독서법)

 

 * 변증법적 독서의 세 가지 핵심 요소

  

   1) '소크라테스적' 

   

   그(변증법적 독서가)는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 누군가의 권위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안적인 관점을 추구한다. 그래서 이런 방식의 독서는 그에게 자신의 선입견과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의 선입견을 자각하게 해준다.  (138쪽)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들 사이에 놓여있는 거시적인 대립 지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138쪽)

     

::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책이 '나'의 생각에 변화를 주었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책의 어떤 내용이나 글쓴이의 어떤 생각이 '나'의 생각에 변화를 어떻게 주었습니까?"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집단이나 사회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

그런데 이런 질문에 앞서 책이나 글이 전제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야 텍스트와 '나', 텍스트와 텍스트 간의 차이에 주목한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하나 더!  관점들 사이의 '거시적인 대립 지점'을 찾는 읽기 방식은 사고의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차이', '대조'의 방법으로 글 읽기, 사고하기. 

 (황영진, <비교, 대조의 방법으로 통합논술 뛰어넘기>가 생각남.- 마저 읽어야지...)

                                                                                          


    2) '대화적'

  변증법적인 독서가는 자신에게 묻는 것을 허용하며, 또한 자신도 텍스트에 물음을 던진다. 공격받는 느낌이나 충격적인 느낌이 들더라도 그는 자신이 그 전에 고수하던 입장을 체계적으로 정식화하려고 노력하면서 텍스트의 입장과 비교한다. 이것이 독서가와 텍스트 간의 대화를 시작하게 해준다. 이와 같은 대화 속에서 독서가의 이전 견해는 초월되며, 그의 의식수준은 높아진다. (141쪽)


 의식수준을 높이는 것은 독서나 여행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또는 회화나 조각 작품을 보거나 영화나 연극을 감상하는 등과 같은 대안적인 행위와 자유롭게 가능한 것이지, 교훈적인 영화나 연극 또는 책을 꾸준하게 섭취하면서 한 가지 관점을 권위적으로 주입하는 것에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다양한 대안에 대한 의식이 발생할 때 탄생하는 자유, 그리고 의식의 확장이다. (141~142쪽)


:: 바흐친의 '다성성', 롤랑 바르트의 '텍스트의 즐거움' 또는 '저자의 죽음'

:: 읽기 행위가 지닌 힘은 텍스트에 담긴 다양한 관점들과 독자로서 자신의 관점을 비교하는 힘이 아닐까 한다. 카우프만은 이를 '대안적인 행위와 자유롭게 접촉'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아이들이 읽고 있는 텍스트를 어떻게 대하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른 텍스트에 대한 관심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일 듯. 


  3) '역사-철학적'

  '역사-철학적'인 요소는 세 종류의 동심원으로 비유되며, 첫 번째 동심원에서 출발하여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이다. 


    (1) 첫 번째 동심원 : 텍스트 

       전체적인 관점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면서 한 작품 전체를 읽어라.

       세부적인 사항보다 저자의 문제의식을 읽어라. 


    (2) 두 번째 동심원 : 작품 세계

        작가의 작품 전체와 작품 세계의 변화 과정까지 살펴보라. 


    (3) 세 번째 동심원 : 시대 배경

        작가의 시대 배경과 영향관계를 고려하며 읽어라.  


     :: 세 동심원의 비유가 독서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될지, 그리고 여전히 필자가 말한 대로 독서의 범주가 너무 넓어지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