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노트

'자유'란 주제로 함께 읽기

onmaroo 2013. 11. 26. 09:33
인문고전반에서 읽은 책 중에서,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라 보에티 <자발적 복종>
조지 오웰 <1984>, <동물농장>

<자유론>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모든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책으로, 고전으로 불리는 것에 비하면 내용이 반복되는 면이 있고 그 주제만 잘 파악하면 고등학생이 읽는 데에 큰 무리가 없다. '자유'란 가치에 대해 원론적인 측면에서 생각을 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자발적 복종>은 18세의 나이로 라 보에티가 절대군주의 폭정이 가능한 이유를 민중들의 노예근성 또는 자발적 복종을 언급한 점에서 '자유'의 억압이 외부로부터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자유'의 가치를 망각하게 된 민중들 내부에 그 이유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군주의 술책이 어떻게 민중의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1984>와 <동물농장>은 전체주의의 폭압과 자유의 상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특히 <1984>의 빅브라더와 텔레스크린의 상징물은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자유'에 대한 주제로 읽게 되는 일련의 책들의 연장선상에서 문학이라는 장르의 책을 접하면서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흥미로울 수 있다.

인문고전반에서는 위의 순서대로 읽기는 했지만, 생각해보니 거꾸로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문학작품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이와 관련된 원론적인 수준의 논의가 이루어진 <자발적 복종>과 <자유론>을 마지막에 읽는 것이 생각을 정립하는 데에 체계적일 수 있다. 물론 원론을 문학작품에 적용하여 다양한 생각의 가지수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 경우 '자유'라는 주제로 집중되기보다는 산만해지거나 원론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오히려 문학작품을 통해 '자유'의 가치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보고, 고전에서 언급되는 '자유'의 가치에 대해 비교하며 읽기가 가능하도록 순서를 정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201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