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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

어제 서점에 갔다가 그냥 제목에 끌리고 저자 이름(에리히 프롬)에 끌려 책을 샀다. 대학생 때 선배 하나가 나를 '무기력'이라 불렀다. 말도 별로 없고 목소리도 작고 의욕도 없어 보여 그랬겠지만, 그냥 존재감이 별로 없어서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무기력'한 삶과는 그 의미나 의도가 다르겠지만 그때 생각이 나서 이 단어만 보면 눈길이 간다. 문장이 참 깔끔하다. 무게감 있는 내용을 현학적으로 쓰지 않아서 좋다. 문장이 그렇게 어렵게 쓰인 것도 아니어서 그렇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요즘의 내 교사생활을 돌아보면, '지치지 말자'란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도 일종의 무기력한 삶을 매년 되풀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바쁜 업무와 일정 속에서, 뭐 재밌고 신나는 일은..

메모노트 2016.09.19

<부모공부>(고영성) / 권위적 양육

요즘 틈틈이 (고영성)란 책을 읽고 있다. 아빠노릇은 처음이라 생각만큼 잘 안 될 때가 많고 또 잘 해보고도 싶고, 이번 생에서 한번뿐일 것 같아서다. 이 책은 '어떻게 해라'식의 말을 반복하지 않고 '이래야 하는 이유는 이렇다'식으로 설명한다. 작가 고영성의 다른 책 를 얼마전에 읽은 적이 있다. 내용과 관련한 참 많은 실험, 연구, 책 등을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러니 관련분야 권위자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식의 말만 되풀이하는 책과 달리, 이건 이래서 이렇고 저건 저래서 저렇고 설명만해도 꽤 설득력이 있어보이고 읽으며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글도 어렵지 않게 써서 편하게 읽게되고 배우는 즐거움도 있다. 이분 글쓰기 스타일이 맘에 든다. 어쨌든 한강에 나와 텐트치고 한가롭게 '부모공부' 중이라 참 ..

메모노트 2016.09.19

박경철, [자기혁명]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기로 했다. 머리 속이 뒤죽박죽될 가능성이 있고, 평소의 책읽기 방식이 아니니 진도가 늦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잘 된다면, 엮어읽기도 가능할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박경철, '자기혁명', 리더스북, 2011 2011.11.17 [방황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고민과 방황은 마치 숨 쉬고 밥 먹는 것처럼 우리와 함께 한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방황하며 노력하는 것, 주저앉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대신 노력하지 않는 방황이나 방종, 즉 욕망의 좌충우돌은 생에 대한 모독이다. (20쪽) 방황하는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은 정작 방황하고 있을 때, 자신의 방황이 값진 ..

메모노트 2011.11.22

[희망의 인문학(얼 쇼리스)] 인문학에서 희망을 찾다.

희망의인문학클레멘트코스기적을만들다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얼 쇼리스 (이매진, 2006년) 상세보기 얼 쇼리스의 ‘희망의 인문학’을 읽는다. 인문학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소위 ‘공적 세계(public world)’, 즉 정치적 삶으로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기획된 교육과정인 ‘클레멘트 코스’를 소개한 책이다. 가난은 언제나 경제적인 문제로만 다뤄진다. 경제적인 무능력이나 불합리한 분배 구조가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언제나 경제적인 원조나 자립만을 해결책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접근 방식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얼 쇼리스가 아닐까.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가운데, 가난이 지닌 근원적인 문제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인간 삶의 어두운 면인 무력force의 속성인 차별성un..

메모노트 201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