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노트

<교사의 도전>(사토 마나부) / 배움의 철학

onmaroo 2016. 3. 14. 01:34


교보문고 책꽂이 앞에서 단숨에 읽은 책이다.
'배움의 공동체'로 널리 알려진 사토 마나부의 저작이다.
배움 중심의 수업을 추구하는 저자가 수업 관찰 일지 형식의 글과 함께 '배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쉽게 풀어낸 책이다.
현장에서의 수업 관찰 기록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무엇보다 '배움' 그 자체에 대한 사토 마나부의 철학이 내게는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

수업은 텍스트, 학생, 교사 간의 끊임없는 만남과 대화의 연속이어야 한다. 그것이 학생 중심의, '배움' 중심의 교육이며, 교육의 본질이다. 특히 사토 마나부는 텍스트와 학생 간의 대화(활동), 친구들과의 대화(협력학습), 자기 자신과의 대화(반성)가 '배움'의 본질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업의 중심에 교사가 아닌 학생을 두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수업을 한다. 50분 동안 교사인 나 혼자 말하는 시간으로 수업 시간을 버틴다. 수업의 활력이 없는 건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어서도 아니고 점심을 먹고 나서 나른한 시간이어서도 아니다. 수업의 활력이 없는 건 수업의 중심에 아이들이 아니라 교사인 내가 서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학교에 있어야 할 세 가지로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배움의 즐거움'이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가 배움의 과정을 유의미하게 생각하며 성장하는 즐거움이다. 그 안에는 사토 마나부가 말하는, 텍스트를 대하는 탐구활동, 친구와 함께 하는 협력학습,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반성적 사유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배움의 세 가지 대화적 실천이 내가 그토록 찾았던 '배움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생각의 뼈를 세우고 살을 붙여준 책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을 우연하게도 만난 그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처럼, '그렇게 교사가 된다'는 느낌으로 살아가자. 교사가 되어가는 길에 서 있다는 생각과 교사로서 가져야 할 철학을 갖기를 꿈꾸며 말이다.


2015년 9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