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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동생이 뚝 태어났어

::동생이 뚝 태어났어(듣기) 아이들은 동생이 태어나면 예전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거에 대해 속상해하고, 그래서 동생을 미워하기 쉽다. 그리고 항상 '너는 오빠(형)잖아.', '니가 오빠(형)니깐 어린 동생에게 양보해야지.'라는 말을 듣곤 한다. '오빠', '형', '양보', '돌봄'이란 말이 그래도 어린 아이에겐 공평하지도 않고 자기 사랑을 빼앗긴 상황에서 듣는 싫은 말들이 되어버린다. 진서도 어느날 참다 참다 울음을 터트린 날이 있었다. 울면서, 소리치면서 이러더라. "왜 나는 맨날 연우한테 양보해야 하는데!" 배려, 양보, 돌봄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는 미덕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나와 별 차이가 없어보이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실천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자기보다 훨씬 어리고 말도 ..

'책을 읽다' 마지막 시간 140218

'책을 읽다' 마지막 시간. 오늘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을 마지막으로 '책을 읽다' 모임을 넛지살롱에서 가졌다. 번역도 어렵고 내용도 쉽지 않은데, 열심히들 읽어 온 모두 수고 많았다. 늘 그렇지만, 아이들과의 모임 덕분에 나 역시 책을 열심히, 평소보다 많이, 그리고 꾸준히 읽었던 것 같아 고맙다. 책을 읽는 일은 분명 인생을 살찌우고 생각의 힘을 기르는 일이다. 그래서 삶이 어떻고 세상이 어떤 모습이고, 그러하기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1년동안 참 많이도 읽었다. 1학기 -나이젤 워버턴, '철학의 주요문제에 대한 논쟁'(최희복 역, 간디서원, 1997)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박홍규 역, 문예출판사, 2009) (여름방학) -프란츠 카프카, '변신' 2학기..

메모노트 2014.02.18

거긴 언제 올라갔어? 20140216

거긴 언제 올라간거야?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기도 하고, 뭐든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도화지 같기도 하다. 그리고 높은 곳에 오르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보다 높은 곳에 오르면 기분이 어떨까 뭐가 보일까 하는 호기심에 몸을 맡기는 녀석들이다. 그래서 진서가 거기에 올라 있을 때, '거긴 왜 올라간거야?'라고 말하지 않고 '거긴 언제 올라간거야?'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사진첩 2014.02.16

늙어가는 것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 신경림의 『사진관집 이층』을 읽고

신경림, 『사진관집 이층』(창비, 2014)을 읽다. 사진관집이층신경림시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지은이 신경림 (창비, 2014년) 상세보기 아이들을 가르치며 문제집에서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 ‘갈대’, ‘농무’만을 읽어댔던 내가 서점에서 우연하면서도 반갑게 집어든 시집이 (2014)이었다. 신경림 시인이 1935년생이니, 올해로 80세를 맞으신 거다. 그간 신경림 선생은 숱한 시들을 썼을 거고, 시를 가르치는 나에겐 그중에서 잘 알고 가르친 시라곤 앞의 세 편이 전부였다. 신경림 시인의 시집 한 권조차 없었던 걸 생각하면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 시집을 산 날, 아이들과 아내가 곤히 잠들어있던 이른 새벽 이 시집을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정성껏 읽었다. 마지막 시를 읽고 ..

메모노트 2014.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