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 3

지더라도 빛나는 메달을 줍니다

1. 9명의 아이들, 축구대회에 나가다. 11명의 멤버를 채우지 못해 결국 9명의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했다. 뭐 전국대회도, 선수권대회도 아닌 클럽대회 정도인데 아이들도, 부모들도 열기가 대단했다. 하지만 모두 딱히 긴장하는 기색은 없었다. 긴장이라기보다는 설레는 표정들이었다. 초등 2학년들의 시합. 축구선수도 아니고 친구들끼리 축구클럽에서 볼을 찬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코치 선생님도 있고, 축구의 기본기도 배웠으며 포지션 배정도 받았다. 전략도 나름 있다. 코치가 그라운드를 달리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소리치며 요구하는, 그거.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전략이고 뭐고 없다. 볼이 굴러가는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우르르 몰려온다. 나름 자기 포지션을 지키는 아이도 있어서 뛰어가다가도 자기 영역을 넘어..

단상노트 2016.10.18

호모 페이션스로 살아가기

호모 페이션스(Homo Patience, 고민하는 인간)로 살아가기 아이들 상담을 하다보면 고민의 구체적인 내용이야 다들 다르지만, 이것만큼은 같다. '고민을 한다'라는 사실과 '답이 없다'는 답답함. 시험은 당장 다음 주에 있는데 잘 볼 것 같지 않은 불안감. 열심히는 하는데 소기의 성과는 안 나오는 허탈감. 도대체 내 공부 방법에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답답함. 만약 앞으로 잘 하지 못하면 내가 목표로 한 대학은 물 건너갈 거라는 두려움. 그러면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 진로나 이루고 싶은 꿈을 정하지 못한 데에서 오는 불안감. 그런데도 열심히만 공부하는 게 맞는지 확신은 못하겠고, 해야할 것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고민을 하더라도 불안감과 답답함은 커져만 간다. 기운이 나질 않..

단상노트 2016.10.07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이타루, 정문주 역, 더숲, 2014) :: 두 번을 읽은 책이다. 첫 번째는 빵집 이야기로 쉽고도 빠르게 읽었고, 두 번째는 부패하는 경제를 위한 빵집 철학으로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다. 읽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쉽지 않은 길이란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생산수단을 공유하기보다는 각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착취의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말은 멋지다. 하지만 학교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나'는 어떤가?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학교에서 이를 가르칠 수는 있겠지만, 내 삶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요즘에 드는 생각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 내 삶을 연결짓는 일이라는 생각. 책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삶을 들여다보고 책대로든 책과 반대든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 그게 책..

메모노트 2016.10.04